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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하네다공항 엔진 화재 언론기사, 현직 조종사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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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시러

『'이륙직전 연기’ 승객들 '대한항공 승무원이 더 흥분..뒤엉켜 대피'』 란 제목으로 게재된 언론 기사에 대해 현직 조종사가 반박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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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좀 제대로 알아보고 쓰세요.
아무 것도 모르는 흥분한 탑승객들 이야기만 듣고 소설 쓰지 마시고요.

제대로 취재안하고 쓰시면 결국 "기레기"라는 비난 밖에 안 나와요.

EVACUATION 절차는 항공사나 국토부에 확인해 보시고 기사를 쓰셨나요?

인터뷰 대로 활주로 상에 정지하자마자 탈출을 시킬까요?
그럼 될까요?

생각해 봅시다. 이륙을 하던 비행기가 어떠한 이유로든지 활주로 상에 정지했습니다.
그럼 조종사는 무슨 일인지 즉각적으로 알고 탈출을 지시할 수 있을까요?
밖이 거의 보이지 않는 승무원들은 무슨 수로 뭐가 어디에 고장이 났는지를 알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오작동 경보일수도 있는데 무조건 탈출을 지시해서 탈출하다 다치거나 죽거나 하면 그건 무슨 일이 될까요? 그리고 비상탈출용 슬라이드를 작동시킨 비행기로 인해서 비행장이 폐쇄된 동안 이착륙하지 못하는 비행기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그리고 무조건 탈출시킨다고 합시다.
불이 어느쪽에서 어떻게 났는지?, 연기는 어느쪽에서 어느쪽으로 부는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불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끄거나 공항 소방대가 와서 끌 수 있는지 등은 파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행기가 정지한 후 무조건 탈출시키면 안되는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1. 정확한 항공기의 상태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조건적인 탈출지시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 가령 바람이 좌측에서 불어오는데 좌측 출입구를 개방하면 기내로 유독가스가 유입되어 많은 승객이 질식할 수 있다. 또한 화염 또는 불꽃 등이 기체 내부로 들어와 가연성 소재로 인화, 화재가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2. 만일 기름이 누유되고 있을 경우 해당 쪽으로의 탈출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3. 몇 일 전 인천공항에서 싱가폴 항공 보잉 777기(오늘 사고기와 동일기종)이 관제탑 지시로 이륙 포기후 정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바퀴 6개가 모두 터진 사례가 있다.
이유는 777 항공기는 이륙시 매우 무겁고 속도가 빨라서 활주로 상에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브레이크에 엄청난 마찰열이 발생하고 이 열기는 가만 놔두면 타이어와 브레이크에 화재를 일으키고 고압의 타이어에 폭발성 화재를 야기시킨다. 그래서 일정 온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멜팅 플러그가 터지면서 타이어의 바람을 빼주게 되어 있으나 그래도 타이어 폭발의 위험은 상존한다. 그런데 무작정 내려가면 폭탄 옆으로 뛰어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조종사는 타이어 압력과 브레이크 온도도 확인 후 탈출 방향을 지시한다.

4. 위에서 언급했지만 무질서한 비상탈출 슬라이드의 작동과 통제되지 않은 탈출은 소방대의 접근과 소화/구조활동을 방해하고 인명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사고에서도 사망자 중 1명은 소방차에 치였다)
또한 탈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부상자/희생자의 파악과 구호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

5. 2~5분의 시간만 주어지고 진득히 기다리면 충분히 자체적으로 비상상황을 해결/응급조치를 취하고 자력 또는 견인차에 의해 활주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항공기에서 비상탈출을 무조건적으로 지시하면 활주로 폐쇄 시간이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고, 그로 인한 2차 사고 및 이착륙의 금지로 인한 타공항으로 회항 등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오늘 하네다 공항에서만 최소 3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 또는 타공항으로 회항하였다.)

그러면 항공기 승무원들은 어떻게 비상탈출을 하는지 알아보자.

1. 어떠한 이유로던지 이륙을 단념하거나 착륙중 활주로에 정지할 경우는 다음과 같다.
Prior to 80 kts, the takeoff should be rejected for any of the following:
• activation of the master caution system
• system failure(s)
• unusual noise or vibration
• tire failure
• abnormally slow acceleration
• takeoff configuration warning
• fire or fire warning
• engine failure
• predictive windshear warning
• if a side window opens
• if the airplane is unsafe or unable to fly

Above 80 kts and prior to V1, the takeoff should be rejected for any of the following:
• fire or fire warning
• engine failure
• predictive windshear warning
• if the airplane is unsafe or unable to fly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기장은 즉시 auto throttle(자동추력조절장치)를 끊고 throttle(일종의 악셀레이터)을 끝까지 줄이고, 스피드 브레이크와 역추진 장치를 사용하고 85노트 이전이라면 수동 브레이크를, 85노트 이후라면 자동 브레이크를 밟아 활주로 상에 정지시킨다. 부기장은 이륙단념 "reject"를 동명 복창한 후 최고 가속속도와 잔여 활주로 길이를 파악하고 "80노트" "60노트"를 기장에게 구두로 알려주고 60노트 이하가 되면 관제탑에 항공기 호출부호와 정지한 활주로 위치, 비상의 개략적인 정보를 통보한다.(혹시 모를 착륙 접근 항공기와 뒤따라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들어오는 비행기를 제지하고, 소방대와 기타 비상지원장비들을 최단시간 내에 부르기 위함이다.)
2. 항공기가 비상상황에서 지상에 정지할 경우, 기장은 심각한 비상이 아니면 "crew remain seted"라고 맹목 안내 방송을
하고, 화재나 기타 위험한 상황이 예측되거나 인지되었을 경우 "crew at station"이라고 맹목안내 방송을 한다.

3. 이 방송을 들은 사무장과 객실 승무원들은 평소 훈련과 비행전 브리핑에서 지정받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일을 remind하면서 가능한한 기체 내외부의 상황을 파악하고 특이사항 발견시 사무장과 기장에게 통보한다.
특히 "crew at station"이라는 방송을 들을 경우 다음 지시에 따라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준비를 한다.
또한 동요하는 승객들을 진정시키고, 지시에 불응해서 소란을 피우거나 개인적으로 탈출 하고자 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승객들을 진정시킨다.

4. 맹목 방송 후 조종석의 조종사들은 각종 경고계통 알람과 상황 메시지, 엔진계기 수치 관제탑 정보, 화재 경고등, 객실 승무원 들의 보고, 브레이크/타이어 온도/압력, 연기/냄새/화염 등의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고장 또는 화재가 발생한 엔진을 끄고 연료공급을 차단하고 소화재를 터트려 엔진 화재를 진압하는 등의 memory item 비상조치를 취한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진압되지 않거나 기타 전체 탑승객의 안전에 위해가 지속적으로 상존하고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기장은 비상탈출 체크리스트 실시를 부기장에게 지시한다.
부기장은 각 기종별로 정해진 비상탈출 체크리스트를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체크 리스트 수행 중 기장은 정해진 단계에서 비상탈출과 그 방향 등을 기내방송으로 지시한다.
가령 out flow valve를 미리 열지 않으면 내외부의 기압차이로 탑승문이 절대 열리지 않는다. (과거 사우디 리야드 공항에서 사우디항공 록히드 L1011에 화재가 발생하였으나 한명도 탈출하지 못하고 전원이 불타 죽은 사례가 이런 사례이다.)
이후 단계에 따라 관제탑에 항공기에서 탈출 중임을 맹목방송하고 최후에는 배터리까지 끄고, 항공기 정비 일지를 부기장이, 기장이 후레쉬를 들고 항공기 내부를 최종 점검 후 아무도 생존자가 남아 있지 않음을 확인 후 기내에서 탈출한다.

6. 기사에서는 승무원들이 5분여 아무런 행동이나 지시도 없다가 갑자기 소리지르면서 급하게 기내에서 탈출을 지시하여 혼란속에서 서로 밀치면서 나오느라 다치거나 공포에 빠졌다고 소개한다.
그건 아무 것도 모르는 승객들의 느낌이지 절대 객관적인 보도가 아니다.
기장이 비상탈출을 지시하는 것은 이제 정말로 급하고 위험한 순간이 코앞에 닥쳤다는 것이다.
이때, FAA, ICAO 등은 항공기 탈출 제한시간을 90초로 제한을 두었고, 모든 비행기는 종류와 크기에 상관없이 90초 안에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승객을 탈출시킬 수 있도록 설계/제작되어야 한다.
90초안에 340명이 비행기 밖으로 나가게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상냥하게 나가달라고 부탁을 할까? 아니면 일일이 한명씩 붙잡고 설명을 할까?
기본적으로 박력대성 샤우팅을 하면서 승객들을 오늘처럼 기선제압 후 지시에 따르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면서 고압질소가스가 급속 충전되어 튜브로 만들어진 슬라이드에 파손이 가지 않도록 뾰족한 구두나 신발을 벗도록 유도하고, 자신의 짐을 챙기느라 전체 탈출 시간의 연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못하게 push하여야 한다.(동영상을 보니 오늘도 일부 승객은 자기 짐을 갖고 탈출하는 극히 이기적인 자세를 보였다.)
참고로 링크한 홈페이지의 380 비상탈출 시범을 보라. 참가자들은 이미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 지 명백히 알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은 큰 소리로 승객들의 탈출을 지시함과 동시에 일탈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https://www.airtravelinfo.kr/xe/air_sense_board/11807

7. 기사에서는 탈출 후에도 승무원들이 우왕좌앙 2시간이나 악천후의 활주로에 방치했다고 한다.
그러면 한가지 물어보자. 그때 승무원들은 어디 있었는가? 그들과 같이 있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는가?
아무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현장에서 탈출한 승객들의 인원수를 확인하고, 부상자들을 돌봤고, 안전지대로 물러나서 모여 있도록 통제했고, 소방대와 협조하에서 승객들과 부상자를 돌보았고, 공항 당국의 지시에 따라 버스에 탑승하여 청사로 이동했다.

8. 오늘 자칫하면 수백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음에도 대한항공의 잘 훈련된 운항/객실 승무원들은 평소 훈련된 대로 비상상황에 대처하여 단 1명의 중상자도 없이, 항공기의 대파도 방지하며 성공적인 EVACUATION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설사 약간의 미흡함이 있었더라도 정상적이라면 그들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고, 그들의 지시에 적극 협조하여 전원 무사탈출을 성공시킨 승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칭찬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언론은 무조건 비판하는게 그들의 도리이자 직업윤리가 아닐 것이다.
냉정한 비판을 하되 객관적 사실은 파악하여 공정한 보도를 하고, 칭찬해 줄 것은 칭찬해 줄 때, 언론도 존중과 존경을 받지 않겠는가?

P.s) 추가로 다음 동영상을 링크합니다.
이것은 777 항공기에서 화재 발생시 조종석에서 수행하는 절차를 보여줍니다.
어제 대한항공에서 수행한 절차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https://m.facebook.com/ryujey/posts/1051586011596680

 

댓글
2
  • 항공사현직
    항공사현직
    내댓글
    2016.05.31

    기자들이 조회수 올리려고 자극적인 제목 다는 건 오래 전 부터 있어왔던 사실이죠. 기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측 모두의 의견을 종합해 보고 전문가의 의견까지 합쳐서 보도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빨리 더 자극적으로 올려야 사람들이 많이 읽고 그만큼 자신도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자신 이름 밝혀가면서 욕먹어가면서 기사쓰는데 참 그놈의 조회수가 뭔지.. 그것 때문에 국민들의 제대로 될 알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네요.

  • 항공사현직
    지나가다
    지나가다
    내댓글
    2016.06.01
    @항공사현직 님에게 보내는 답글
    기사라는 걸 어디까지.믿어야 하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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