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항공기 연료 덤핑(Dumping)이 가장 많았던 날은?

마래바 | 항공기 | 조회 수 13313 | 2011.02.12. 11:16 2011.09.02 Edited

며칠 전 뉴스를 하나 접했는데 다름아닌 여객기 고장으로 인해 비상착륙했다는 소식이었다.

[뉴스] 러 여객기 몇시간 선회비행 뒤 비상착륙

러시아 세베르니 베테르 항공 소속 B75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이착륙 장치인 랜딩기어가 접혀지지 않아 다시 공항에 착륙해야 했는데 연료 소비를 위해 몇 시간 동안 선회비행한 뒤 인근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민간 항공기는 착륙 시 무게로 인해 제한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기체 안전상 이륙할 때는 300 톤까지 가능해도 착륙할 때는 그보다 훨씬 적은 무게인 200 톤 내지 250톤 이하가 되어야만 한다. 착륙할 때의 충격이 훨씬 큰 까닭이다.

 

강제로 연료 방출하려면 얼마나 걸려?

그래서 비행하면서 강제로 항공기 무게를 줄이려면 연료를 방출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연료를 방출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비상상황이라면 한시가 급할텐데 얼른 배출해 버리고 빨리 내릴 수는 있을까?

그 전에 강제로 연료를 방출(Jettison 혹은 Dumping)할 수 있는 항공기와 그렇지 못한 항공기가 있다는 걸 설명하자.  비행 중에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종으로는 B747, B777, B707, B727, DC-8, DC-10, MD-11 등이 있으며 연료 방출이 불가능한 기종에는 B737, B757, B767, DC-9, MD-80/90 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현재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기종이 보이질 않는다.  에어버스의 A300, A310, A330 같은 경우는 연료방출이 가능한 지 불가능한 지 일정치 않다.  연료 방출 가능 유무는 항공사가 주문할 때 옵션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최신 기종인 A340, A380 등은 기본적으로 Dumping System 이 장착되어 있다.

어쨌거나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하려면 정해진 최대허용착륙중량 보다 커서는 안된다.  즉 항공기는 항공기 성능상 최대허용 착륙중량보다 적어질 때까지 연료를 계속 방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그럼 얼마나 걸릴까? 

통상 B747 기종 같은 경우에는 분당 분출하는 양, 그리고 그 동안 소모되는 양을 합쳐 약 2톤(4,400 파운드) 정도가 된다.

위 사진(조종석 계기판)은 항공기 연료 방출(Dumping) 계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항공기 연료가 166.2톤인데 안전한 착륙을 위해서는 연료량을 75톤까지 줄여야 한다고 알려준다.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46분이다.

이 B747 항공기가 덤핑(Dumping)하는 연료량을 계산해 보면 분당 4,300 파운드 임을 알 수 있다. 방출되는 연료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분당 2톤 정도 방출하는 셈이다.

방출되는 연료속도는 기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B767 기종은 분당 약 2,600 파운드, DC-8 기종은 분당 4,000 파운드를 방출할 수 있다.

 

연료방출 시스템 없는 항공기, 안전착륙하려면 최대 5시간까지 선회비행 해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B737 기종에는 이런 연료방출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만약 B737 기종에 어떤 문제가 생겨 다시 비상착륙해야 한다면 할 수 없이 연료가 어느 정도 소비될 때까지 하늘을 선회해야 한다.  시간당 5,500 파운드 정도 소모한다고 보면 최대 5시간까지 하늘을 선회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최대이륙중량과 최대허용착륙중량의 차이가 29,000 파운드 정도)

B747 기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료방출 시스템을 사용할 때는 30-50분 정도가 걸리는 반면 비행하면서 연료를 소모하려면 시간당 23,000 파운드씩 최대 5시간 정도를 공중에서 태워 없애야 한다. (최대 약 10만 파운드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위 러시아 사례에서도 보면 연료 소모를 위해 몇 시간을 비행했다고 나와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B757 기종에도 연료 방출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기사 내용과는 달리 이런 상황이 꼭 비상상황(Emergency)이라고는 할 수 없다.  랜딩기어가 펼쳐져 있는 상태이니 착륙에는 문제가 없었고 단지 연료 소모를 위해 비행하느라 몇 시간을 소모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항공기 연료 방출량이 최대 정점이었던 날은 언제?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하자.  지구상에 수만 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면서 이런 연료 방출(Dumping)이 어디에선가는 나타날 수 있고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을텐데 가장 연료방출이 많았던 때는 언제였을까?

이런 걸 조사하고 집계하는 곳이 있을까?

있을 리 만무하다.  물론 이렇게 연료방출을 하고나면 관계 기관에 리포트를 해야 하니 데이타가 어딘가에 있기는 하겠지만 통계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짐작할 수 있다.  언제인지..

아마 이쯤되면 짐작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다름아닌 911테러가장 많은 항공기 연료방출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항공기 여러대가 테러리스트에 납치되고 월드트레이드센터 등에 충돌하면서 미 대륙은 물론 전세계는 총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특히 미 대륙은 전 항공노선에 비상이 걸리면서 출발지 공항으로 되돌아 가거나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줄을 이었다.

또한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대해 미국 영공으로의 진입이 금지되면서 대규모 항공기들이 인근 캐나다로 회항하거나 멕시코 등으로 되돌아 가는 사태가 속출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기에 상당 수의 항공기들이 연료를 도중에 강제로 배출하고 착륙해야만 했던 것이다.

어떤 기종에나 이런 연료방출시스템(Fuel Jettison System)이 갖춰지는 것이 안전을 위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 이유를 개인적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구기종은 기술력 때문에 혹은 항공기 제작 단가 때문이라고만 짐작할 뿐이다.  (혹시 정확한 이유를 아시는 분, 제보해 주시면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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