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연료, 버려야 산다 !!

마래바 | 항공기 | 조회 수 12605 | 2007.06.23. 21:43 2011.02.11 Edited

"기장님!! 긴급 사항입니다. !!"  ( 객실 사무장 )

"무슨 일입니까?"   ( 기장 )

"손님 중 한 분이 가슴을 쥐고 쓰러졌는데 호흡이 거칠고 의식이 불분명합니다."

"우선 응급조치를 하고, 다른 손님 중에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 지 확인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그 조치 결과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기장님 ! 다행히 손님 중에 의사 분이 계셔서 쓰러진 승객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조치는 취했습니다. 그렇지만 가능한 빨리 의료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할 것이라고 합니다."

"네? 그래요? 알겠습니다."

(대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각색)


여객 항공기가 비행을 하다보면 이런 상황에 종종 직면하게 된다.

"만사 불여튼튼(? ^^;;)"이라고 탑승수속 때부터 승객의 외모나 건강상태를 늘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한치 앞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순간적 건강상태 악화로 항공기가 비행하는 도중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는 환자 발생의 경우가 종종 있다.


항공기는 뜨고 내릴 때 무게가 달라

모든 항공기는 자체 능력으로 하늘로 띄울 수 있는 최대 이륙 허용중량과 활주로에 착륙할 때 안전하게 내릴 수 있는 착륙 허용중량을 각각 정해서 그 범위 내에서 운용토록 하고 있다.

즉 항공기가 착륙할 때 항공기에 무리를 줄만큼 무겁게해서 비행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성인이 지상 1m 높이에서 빈 몸으로 뛰어 내릴 때와 20kg 짜리 쌀 가마니를 하나 들고 뛰어 내릴 때와는 무릎에 주는 충격은 사뭇 큰 차이가 있어 자칫 잘못하면 무릎의 관절이나 인대에 큰 손상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공기도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무게는 견디지 못하게 되며 항공기 자체에 무리를 주거나 고장을 일으키게 한다.


항공기는 비행 중 다이어트

실제 항공기 예를 한번 들어 보자.

B747-400 여객 항공기의 경우는 최대 이륙중량이 388톤(이런 무게가 하늘로 뜬다는 게 신기하다 ^^)인데 반해 최대 착륙허용중량은 285톤,  즉 하늘로 뜰 때는 388톤까지 가능하지만 내릴 때의 무게는 285톤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너무 무거워...

그럼 이상한게 하나 의문으로 떠 오른다.

뜰 때는 388톤이었다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 내릴 때의 무게는 약 27% 줄어들어 285톤까지 무게가 감소된다는 뜻인데.... 그럼 날아가는 도중에 다이어트라도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비행기내 물건을 중간에 공중에다 버리기라도?

ㅎㅎ 실제로 항공기는 비행하는 도중 다이어트를 한다.

사람이 운동을 통해 열량을 소모해 체중이 줄듯, 항공기는 날아가는 도중 사용되는 연료의 감소로 인해 항공기 중량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충 짐작할 수 있다. ^^  소모되는 연료량이 어느 정도인지.. 


비상사태 시 항공기 몸무게 줄이는 방법은?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항공기 운항에서도 위에 말한 착륙 허용중량을 초과한 상태에서 항공기를 착륙시켜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기 마련이다.

통상 항공기가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릴 때 V1 Speed ( 모르시는 분들은 "죽어도 떠야 한다"   http://www.hansfamily.kr/216  참조 ^^)에 도달하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하늘로 떠 올라야 한다. 

그런데 만약 V1 Speed 이후에 엔진 이상이 발견되거나 목적지 공항으로 계속 비행해서는 안될만큼 객실 내에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경우에는 최초 이륙했던 공항에 재착륙하는 것이 불가피해 진다.

일반적으로 이륙할 때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항공기 중량이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그대로 다시 착륙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최초 소모될 것으로 예상해서 탑재했던 연료 중 그 소모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민항기인 경우는 선택의 여지 없이 연료를 줄여 착륙허용중량 한도 내로 줄이거나 아니면 중량이 초과된 상태에서 항공기의 손상을 각오하고 착륙할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연료 방출

그러나 착륙허용중량을 초과한 상태에서 착륙하는, 소위 Over Weight Landing 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는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결국 연료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연료를 줄이는 경우에도 착륙허용중량을 약간 초과하는 정도거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선회 비행을 하면서 공중에서 연료를 자연 소모하도록 해 무게를 줄일 수 있지만 목적지로 비행하지 못하는 항공기를 기약없이 연료 소모를 위하여 선회 비행하는 것을 승객들은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료를 강제로 항공기 밖으로 방출(Fuel Jettison 혹은 Fuel Dumping) 한다. 



해서는 안되는 연료 방출 방법
  1. 비행하는 항로 상에서의 연료 방출

    혹시 뒤따라 오는 항공기에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해서는 안됨

  2. 나선형으로 강하하면서(내려가면서) 방출

    공중으로 비산되는 (흩어지는) 연료가 방출한 항공기에 혹시라도 인화될 가능헝이 있기 때문에 안됨

참고) 군용기라면?
이런 경우에도 군용기라면, 군 조종사는 초과 중량을 감량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는 군수물자 중에 폭탄 등 소모품을 버리는 방법을 고려하는 데 참전중인 전투기라면 당초 폭격 임무 목표물을 전환하여 인근에 적 진지가 있다면 지상군 진지나 병참 시설 들을 공격하게 되며, 전시가 아니라면 폭탄 등 무기는 공중 투하가 허용되는 공중 사격장 공역으로 반드시 이동을 하여 투하가 허용된 지역에 버리게 되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바다에 투하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물론 가상 목표물을 향하여 폭격 훈련을 하면서 투하하게 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연료 방출 지역은 아무데서나?

항공연료는 일반적으로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고공에서 방출할 경우 지상이나 해상에 도달하기 전에 공중에서 증발해 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방출되는 연료가 혹시라도 사람이나 가축, 가옥, 임야 등에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연료 방출은 정해진 구역에서만 실시하여야 하며 방출 구역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시가지나 전답 등을 피하여 바다나 벌판 상공에서 방출하게 되며 연료 방출 고도도 최소한 6,000 피트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만 실시를 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듯 연료방출은 엄격한 조건하에서 극히 예외적인 상황하에서 최소한도 요구되는 양만을 방출하는 것이다.....


"Happy Airline  ○○○ 편은 기내 환자 발생으로 인해 출발했던 공항으로 되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점 승객 여러분의 양해 있으시길 바랍니다."

지상 관제탑과의 교신...

해당 항공사 운항 통제부서와의 상황 교환 및 응급 환자 수송체계 준비..

착륙 허용중량을 맞추기 위한 연료 방출...

그리고 무사 안전한 착륙과 환자 수송...

이렇게 여러 분야, 다양한 사람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와 정확한 판단으로 세상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되는 것이다.

(200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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