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방해하는 것들

마래바 | 비행 | 조회 수 14560 | 2010.07.19. 15:05 2012.07.01 Edited

"오늘의 교통 상황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

~~ 다음은 하늘길 소식입니다.  현재 남부 지방의 국지성 강수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부산행 항공편을 이용하 실 분들은 출발 전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근을 위해 부산한 아침 시간에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멘트 중 하나다.

예정된 시각에 약속한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상식이고 기본이지만, 때로는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항공기가 뜨지 못하고 결항되곤 한다.

오늘은 항공기가 제대로 뜨지 못하는 이유들에 대해 알아 보자. ^^;;  그냥 날씨라고 하면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니, 조금은 더 자세히 들어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항공기가 하늘에 뜨고 내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날씨다.

  그 중에서도 시정, 즉 눈으로 보이는 거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안개, 항공분야에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아..

안개, 항공분야에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아..

기본적으로 뭐가 보여야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으니 말이다.  활주로 상에서 보이는 거리에 대한 기준은 공항마다 다르다.  예를들어 A 공항에는 시정이 500미터만 되어도 내릴 수 있는가 하면, 어떤 공항은 4,800 이상이 되어야만 착륙 가능하다.

시정, 즉 눈으로 보이는 거리가 4,000 미터 정도라고 하면 상식적으로 어지간히 멀리 있는 지형지물은 다 보인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렇게 먼 곳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항공기는 내리지 못하는 공항도 있다.  대부분 항공기 이착륙을 도와주는 장비들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행기 기종마다 착륙 가능한 거리가 다른 경우도 있다.  그도 아니면 조종사의 훈련 정도에 따라 착륙할 수 있는 시정 제한치가 달라지기도 한다.  복잡하다. ^^;;

  항공기의 이착륙을 방해하는 또 한가지는 바람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바람 방향이다.

바람 중에서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건 항공기 뒤에서 부는 바람이다.  잘 아는 것처럼 비행기라는 물건은 양력의 힘으로 하늘로 날아 오른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비행기는 앞에서 부는 바람, 공기의 흐름에 의해 양력이 발생하는데, 뒤에서 바람이 불게 되면 이 양력의 크기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바람 방향은 항공기 이착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바람 방향은 항공기 이착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이런 뒷바람은 항공기 이륙을 방해하고, 착륙할 때는 쑤욱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하거나 정도가 지나치면 하드랜딩(Hard Landing)으로 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또 한가지 날씨와 관련된 것은 온도다.  온도가 높으면 공기 밀도가 낮아져 양력이 작아진다.  평상 시에는 100톤의 화물을 싣고도 충분히 이륙할 수 있어도, 온도가 일정 수준이상 올라가면 이륙하기 힘들다.  평소보다 작은 양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작은 양력으로 비행기가 뜨기 위해서는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비행기 몸무게 줄이는 방법?

간단하다.  승객 덜 태우고, 짐 덜 실으면 된다.  이러다 보니 자칫 항공기 좌석은 200개인데 150명 밖에 못태우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조종사다.

조종사라고 해도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능력이란 개인차를 말하는 것이 아닌 교육과 훈련 정도를 말한다.  훈련 정도에 따라 시정이 150 미터만 돼도 착륙시킬 수 있는 조종사가 있는가 하면 1800 미터 시정이 확보되어야 항공기를 착륙시킬 수 있는 조종사도 있다.

만약 여러분이 탄 항공기가 어느 정도 시야가 확보된 상황에서도 착륙하지 못한다면 이렇게 훈련이 부족한 조종사가 모는 항공기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훈련이 부족하다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말과는 다르다.  조종사를 항공편에 배정할 때 공항 날씨 상황이 좋은 곳으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일정한 훈련을 마치게 되면 날씨 상황이 좋지 않은 항공편에도 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항공기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까?

기본적으로 흔히 보는 제트 항공기라면 능력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그 중 비용적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로 일부 기종의 능력을 제한해 둔다.  예를 들어 B737 항공기종은 일반적으로 B777 이나 B747 기종에 비해 착륙할 수 있는 날씨 제한치가 훨씬 높다.  즉 B777 기종이 착륙할 수 있는 날씨보다 훨씬 좋아야 B737 기종을 착륙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비(Rain)나 눈(Snow)도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데 영향을 줄 것 같은데...

맞다.  하지만 비나 눈 그 자체가 항공기 이착륙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비나 눈으로 인해 앞서 언급한 시정(Visibility)이 나빠지는 것이 그 이유다.  또 눈이나 비는 결정적으로 활주로를 미끄럽게 만든다.  그 큰 덩치의 항공기가 이착륙 하기 위해서는 멈춰 설 수 있는 충분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비나 눈은 활주로를 미끄럽게 하므로 일정 수준 미끄럼 정도를 넘어서면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해 진다.

 

  또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 중에 공항 운영시간도 한 몫 한다.

공항이 도심 인근에 있는 경우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며 잠자리에 든 야간 시간대에는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시키곤 한다.

자칫 항공기가 지연되어 운항하다 보면 도착 공항의 야간운항금지 시간대에 걸려 착륙하지 못하기도 한다. 

  항공기 정비 발생은 불가피하다?

항공기는 수백만 개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아무리 닦고 기름치고 조이고, 점검해도 사람의 능력으로 예방 불가능한 것이 있다.  그래서 항공기의 주요 필수기능은 두 개 이상의 백업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다른 장비가 이를 대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능의 경우에는 백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개라도 문제가 생기면 비행하지 않는다.  항공기 운항이 안전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여타 교통 수단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  비행하다가 멈출 수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번 항공기가 하늘로 날아 오르면 반드시 지상에 착륙해야 한다.  이렇게 지상에 착륙할 것을 확정한 상태에서 비행하는 것이기에 위에 언급한 모든 사항들에 저촉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또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이쯤 되면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뜨는 게 더 신기해 보일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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