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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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인식하고 관리하는 모든 사물에는 이름을 붙인다.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먼 우주에 있는 행성이나 은하계에도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실제 그 우주에 (누군가 살고 있다면) 자신들을 그렇게 이름 붙이는 것에 찬성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말이다.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떠나거나 도착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활주로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이용하는 항공기들은 활주로 없인 하늘로 날아오를 수도 도착할 수도 없다.

이 활주로에도 사람들은 이름을 붙인다.

16L, 34R

활주로 양 끝에 이런 기호들이 표시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게 바로 활주로 이름이다.

공항 활주로에 표시되어 있는 활주로 이름 (일본 하네다 공항)

공항 활주로에 표시되어 있는 활주로 이름 (일본 하네다 공항)

위 사진은 일본 하네다공항의 활주로인데, 활주로 끝 부분에 34R 이라는 표식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대략 '아하~ 이게 방위각 정도를 표시하는 모양이다. 34이라고 씌여 있는 것은 340도 정도지 않을까' 라고 짐작할 수 있다.  맞다.  활주로 이름 (명칭) 은 놓여져 있는 활주로 방향 방위각에 따라 정해진다.

활주로 양쪽 방위각 중에서 끝자리를 뗀 나머지 숫자로 활주로 이름을 붙힌다.  활주로 각도가 150도, 330도 라고 한다면 활주로 명칭은 15/33 이 된다.  그리고 활주로가 2개일 경우에는 왼쪽 오른쪽을 구분해 이름을 붙히는데, 15L/33R, 15R/33L 이런 식이다.  150도에 왼쪽, 오른쪽이라는 의미로 각각 L (Left), R (Right) 을 붙히는 방식이다.


인천공항 활주로 (이것은 제3활주로가 건설되기 전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보면 활주로 명칭이 15/33 인 걸 짐작할 수 있는데, 한가지 궁금해진다.

이상하지 않은가?  활주로 방향을 보면 330 도 방향에 15 이라는 숫자가, 150도 방향에 33 이라는 숫자가 있으니 말이다.  왜 이렇게 실제 방향과는 반대 숫자를 기입해 놓는 것일까?

활주로에 대한 정보는 조종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활주로 방향이 어느 쪽으로 놓여 있느냐에 따라 비행기를 조종해 착륙 방향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제탑에서 통상 조종사에게 방향을 지시할 때 비행하는 방향을 알린다.  '150도 방향으로 비행하라' 라는 식이다.

착륙할 때도 마찬가지다.  항공기가 착륙하는데 비행하는 방향과 활주로 끝에 적혀있는 명칭(활주로 방향)이 다르면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하는 쪽 활주로 끝에는 항공기가 비행하는 방향을 표시한다.  따라서 실제 활주로가 놓여 있는 방향과는 반대 방향 각도의 이름이 표시된다.

330도 방향으로 비행해 착륙할 때는 활주로에 33 이라고 적혀있는 쪽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활주로 그 자체로는 150도 방향이겠지만 말이다.  즉 활주로의 330도 방향 끝 쪽에는 15 을, 150도 방향 끝 쪽에는 33 이라고 표시한다.

항공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공항에는 여러 개의 활주로가 필요하게 되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활주로가 나란히 두개일 때는 왼쪽, 오른쪽을 구분해 L (Left), R (right) 를 붙힌다.  16L/33R 이런 식이다.

물론 제주공항처럼 이런 방향으로 활주로가 놓여 있다면 L, R 을 붙힐 이유가 없다.  그냥 활주로 방향으로 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13/31, 06/24 가 제주공항 활주로 이름이다.


제주공항 활주로 모습

그럼 활주로가 나란히 같은 방향으로 3개일 때는 어떻게 이름을 붙힐까?

원칙상 같은 방향으로 활주로가 3개일 때는 왼쪽, 가운데, 오른쪽이라는 의미로 L (Left), C (Center), R (Right) 이라는 기호를 붙혀야 한다.

그런데 인천공항의 경우는 조금 이상하다.

인천공항은 활주로 2개로 개항했지만, 지난 2008년에 활주로를 하나 더 추가되어 총 3개가 되었다.  방향도 같은 방향이어서 나란히 3개가 놓여져 있다. 150도, 330도로 말이다.

그런데 활주로 명칭이 다르다. 

위 설명대로라면 마지막 건설된 제 3 활주로 이름은 15C/33C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16/34 라고 표시되어 있다.

왜 그랬을까?

제 3 활주로가 제일 나중에 건설되면서 제일 바깥 쪽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3 활주로, 1활주로, 2활주로.. 이런 식으로 되자, Center (가운데) 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활주로 실제 방향은 160도, 340도는 아니지만 기존 15R/33L, 15L/33R 과 구분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숫자를 달리 표시해 16/34 가 되었다.

만약 이후에라도 16/34 활주로 좌측에 활주로 하나를 더 건설한다면 그때는 4, 3활주로 명칭은 각각 16L/34R, 16R/34L 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재미있는 사실 하나

[항공상식] 활주로를 보면 바람 방향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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