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하루 중 가장 추울 때는 언제? 항공기 운항과 무슨 관계

마래바 | 항공기 | 조회 수 11962 | 2010.02.04. 13:40 2010.02.04 Edited

비행기가 비행장을 뜨고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건 날씨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활주로가 미끄러우면 제대로 안전하게 내리기 힘들다.   아무리 항공기가 번개에 안전하게 제작되어 있다고 하지만 번개 치는 곳은 피해서 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한 비행 중에 구름이 잔뜩 몰려 있는 곳도 가능하면 피한다.  짙은 대규모 구름 속에는 겉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포근하지도 안락하지도 한다.  구름 속에는 공기 흐름이 일정하지 않고 비 구름 등으로 항공기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터뷸런스(기체 흔들림)가 발생한다거나, 번개 등으로 인해 항공기체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90% 이상을 날씨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정도로 날씨는 항공기 운항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조종사나 운항관리사 등이 관련 공부를 할 때 가장 먼저 중요하게 배우는 내용 중의 하나도 날씨(기상)에 관한 것이다.

 

하루 중 가장 추울 때, 온도가 낮을 때는 언제? 

하루 중에 가장 추울 때는 언제일까?

햇볕이 내리쬐는 낮(Day)은 당연히 온도가 높으니 아닐거고, 밤(Night) 일 것 같은데..

밤 12시 경?   새벽 2시?

아니다.  하루 중 가장 추울 때는 해가 뜨기 바로 직전과 그 이후다.

낮 동안 햇볕에 의해 달궈졌던 지표는 해가 지면서 서서히 식기 시작한다.  이렇게 점차 식어지는 지표는 해가 뜨기 바로 직전까지 이어진다.  해가 뜨면서 햇볕에 의해 지표 온도는 서서히 올라가고 온도도 높아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등교, 출근하는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대 온도가 가장 낮고, 그래서 제일 춥게 느껴진다.

근데 왜 여기서 제일 온도가 낮은 아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다름아닌 항공기가 운항하는 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시기가 바로 아침이기 때문이다.

아침 온도가 하루 중 가장 낮다는 의미는 아침에 안개가 끼이기 쉽다는 말과 같다.

안개... 낭만적이긴 하지만...

안개... 낭만적이긴 하지만...

안개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땅(지표)에서 발생하는 복사안개가 대표적이다.  이 복사안개기온이 이슬점(Dew Point) 이하일 때, 지표 온도가 공기 온도보다 낮아지면 발생한다.

물론 복사안개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 습도의 정도나 기온 등 다른 여러 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는 땅, 지표 온도가 공기 온도보다 낮을 때 발생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래서 (복사)안개는 아침에 발생하기 쉽다.  해가 진 이후 지표 온도는 서서히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공기 온도는 덜 떨어지게 되는데, 여기에 이슬점 온도가 기온보다 높아지면 공기 중 수증기가 서서히 물방울, 즉 안개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에 따라 통상 (복사)안개는 새벽부터 끼이기 시작해 아침까지 이어지곤 한다.

 

항공기 운항에 가장 신경 쓰이는 시기가 바로 아침 

이렇게 되니 항공기가 공항에 뜨고 내리는 하루 중 가장 신경 쓰이는 시기가 아침이다.

날씨 예보에 따라 공항에 시정 200-300미터 정도 되는 안개가 예정되어 있다면 항공사는 바빠진다.  예보대로 안개가 끼일 것인지, 낀다면 어느 정도 짙게,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초미에 관심을 두고 날씨를 분석하고 준비한다.

안개가 곧 걷힐 것으로 예상해 항공편은 잠시 지연시켰다가, 안개가 예상 외로 길어지면 낭패 상황이 된다.  승객은 줄창 기다려야 하고, 이 비행기는 다음 구간도 운항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지연되기 시작하면 그 다음 구간도 연쇄적으로 지연되기 십상이다.

또한 항공기 종류에 따라 같은 날씨 조건임에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조종사의 숙련도(비행시간 경력)에 따라 착륙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

아침의 공항에 끼는 안개는 백해무익..

아침의 공항에 끼는 안개는 백해무익..

뿌옇게 끼어있는 아침, 안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오늘도 비행기는 어떻게 뜨고 내릴까?  이 안개 때문에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공항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많은 승객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래서 항공편 예약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도 아침에 뜨고 내리는 항공편이다.  출장 등 비즈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른 아침 항공편을 이용해야 할 때라도,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뜨고 내릴 수 없을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안개.....

호숫가에 어렴풋이 끼어 있는 안개는 낭만적일 지 몰라도 공항에 끼는 안개는 단 1% 도 낭만적이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에 끼는 안개로 인해 항공기는 취소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을 생각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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