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없다던 좌석, 공항 나와 보니 널널한 이유?

마래바 | 좌석 | 조회 수 15156 | 2008.11.05. 04:34 2009.11.18 Edited

간혹 공항 탑승수속 카운터에선 이런 풍경들이 벌어진다.

"아니! 예약했는데 왜 좌석을 안 주는거냐고?"

"당신들 내 좌석 다른 사람한테 팔아먹은 거 아니냐고!"

"아니 ..  그게 아니고, 사정은 저.. "

분명히 예약하고 티켓도 다 구입했는데, 공항에 막상 나와보니 좌석이 없다는 거다.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처럼 황당한 일이 없다.  좌석 예약도 하고, 항공권도 구입했는데, 이 무슨 청천벽력같은 일이란 말인가?


 좌석 부족은 대개 초과 예약 (Over Booking) 탓


내막은 이렇다.

대개 거의 모든 항공사들은 초과 예약(Over Booking) 이라는 걸 한다.  이게 뭐냐면, 한 항공편 예약을 받는데, 예약을 했지만 실제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을 대비해서, 정해진 좌석 수보다 일정량 초과해서 받는 예약을 의미한다. 항공사마다, 또 노선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5% 혹은 10% 정도를 초과예약하는 경향이 있다.

예약을 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예약 부도라고 하고, 그 비율을 예약 부도율이라고 하는데, 예약문화가 성숙하지 못할 수록 이 예약 부도율은 높아진다.  실제 이런 예약 부도 때문에 꼭 탑승해야 할 사람들이 예약하지 못하고, 또 탑승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예약 부도율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보다는, 예약문화가 덜 발달한 나라에서 예약부도율이 높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또한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일반 항공사보다는 저가 항공사의 경우 예약 부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개 저가 항공사들은 탑승하지 못하면 대개 항공권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설사 환불 가능하다 해도, 수수료가 과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항에서 좌석이 널널한 경우는 대개 항공기종 변경 때문


이런 초과 예약으로 인해 공항에서 자신의 좌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예약할 때는 좌석이 없다, 부족하다, 예약이 만석이다 라는 등의 이유로 예약이 불가능했는데, 공항에 실제 나와보면 좌석을 어렵지 않게 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또 뭔가?

예약할 때는 좌석이 없다더니, 실제 비행기는 좌석이 빈 채로 운항하기도 하다니 말이다.

그래서 항공사 좌석 운영(콘트롤)이 어렵다.  분명 예약 시점에서는 좌석이 부족할 것 같아 보수적으로 운영했는데, 막판 시점에 이르러는 예상보다 예약율이 저조하거나, 갑자기 단체 등이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트의 A330 기종

또 한가지는, 항공기 자체가 바뀌는 경우에 이런 예약 시점과 실제 단계에서 공급 좌석이 불일치하는 현상을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예약 시점에서는 에어버스 330 기종으로 운영하려고 상대국가에 허가도 받고, 예약도 이 항공기 좌석 기준으로 접수한다.  그렇지만 예약 시점은 대개 300일 이전부터 가능한 관계로 그 과정에서 얼마든지 항공기 종류가 변경되기도 한다. 

중간에 항공기 종류가 바뀌는 것이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예약 좌석 콘트롤이 가능하지만, 항공기라는 것이 민감한 기기여서 항공기 동작에 조금만 이상이 보여도 즉시 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막판에 항공기 종류가 변경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대부분은 항공기 종류를 작은 기종에서 같은 기종이나 큰 기종으로 바꾼다.  왜냐하면 변경되기 전 항공기 좌석 수보다 큰 기종으로 바꿔야 작은 기종으로 바꿔 발생할 수 있는 (예약하고도 좌석이 없어 탑승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를 박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항공기 스케줄을 돌려봐도 작은 기종으로 바꿀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발생하기는 한다. ^^;;)

이렇게 되면 예약 시점에는 250석 되던 항공기였는데, 항공편 출발 하루 혹은 당일에 300석 짜리 항공기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항공기 교체는 여러가지 문제 초래


"저, 오늘 꼭 중국 북경으로 가야 하는데, 좌석이 가능할까요?"

A씨는 공항 카운터에서 대기라도 할 요량으로 이렇게 직원에게 물어본다.

"북경 말씀이신가요?  좌석 여유 있는데요?  아무 카운터에서나 탑승수속 하시면 됩니다."

이럴 때 다행히도 탑승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마음을 놓겠지만, 한편으로는 어제까지 없다던 좌석 안내에 대해 실망감과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다행히 좌석 수가 늘어나, A씨처럼 탑승하게 되는 것이라면 더 없이 좋은 경우지만, 항공기가 교체되는 것은 여러가지로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B777

항공기는 정해진 스케줄에, 정해진 기종으로 운영하는 것이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갑작스럽게 변경된다는 것은 그에 걸맞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어느 한 순간이라도 소홀하거나 실수하게 되면 그만큼 항공기의 불안정성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항공기마다 서비스하는 장비가 달라, 예약 시점에는 분명 개인용 AV시스템이 가능한 비행기라고 해 놓고선, 항공기 탑승해 보니 그냥 벽에 걸려진 스크린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승객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노트북 컴퓨터 전원 공급 장치가 있는 기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항공기도 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가능한 항공기 교체나 변경에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새로 바뀌는 항공기가 해당 국가에 운항할 수 있는 지, 비행 허가는 획득한 기종인 지, 기내식은 문제없이 탑재할 수 있는 지, 승객 좌석 수는 괜찮은 지, 조종사는 확보되었는 지, 등등 따져야 할 것이 너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스킵하거나 확인을 소홀히 한다면 심지어 항공기가 운항하지 못하는 사태에도 직면할 수 있다.

가능하면 정해진 항공기가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운항하는 것이 최선이다.  항공기 교체나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제반 안전 문제나 비용 문제를 생각하면 말이다.  물론 승객들에게도 애초 한 약속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가능하면 원래 스케줄대로 운항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200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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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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