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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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은 항공기를 이용하기 위한 유가 증권이다.

그런데 이 항공권이라는 놈은 항공사 하나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항공권 한 장에 여러개 항공사 여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A 항공사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그 항공권 여정에 포함된 B, C 항공사들에게는 내가 지불한 요금을 어떻게 분배하는 건지 궁금하다.

또 어떤 경우에는 A 항공사 항공권을 가지고, 같은 여정의 D 항공편을 이용하기도 한다.  마치 롯데 백화점 상품권으로 신세계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격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항공권 협정 (Ticket Agreement) 이라는 물건

짐작하시겠지만,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항공사가 항공권 협정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최초 판매한 곳은 아메리칸 항공이지만 사용은 여러 항공사가

항 공 여행이라는 것이 똑딱 한 구간 왕복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천에서 출발해 동경 나리타를 거쳐 미국 아틀란타에 잠시 머물다가 남미 멕시코시티로 여행한다면 이 모든 여정을 항공사 하나가 담당하기는 힘들다.  제 아무리 큰 항공사라도 전세계 모든 도시를 아우르는 노선을 가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등장한 것이 항공사간 일종의 협약이다.  다른 말로 인터라인 약속(Interline Agreement)이라고도 한다.  항공사들이 서로 상대방 항공사가 발행한 항공권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양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의 짐을 무리없이 연결시켜주는 약속인 것이다.

이게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쉽게 예를 들어 고속버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서울서 광주로 여행하는데 B고속 티켓을 끊었다면 B고속 버스만 타야 한다.  A고속을 이용하려면 B고속 티켓은 환불하고 A고속 티켓을 다시 끊어야 한다.  또 만약 한번에 연결되지 않는 지방으로 가려면 버스를 2-3번 갈아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승객은 갈아탈 때마다 자신의 짐을 직접 운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상대방 회사 티켓을 사용하지 못하고, 짐이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상호간의 협정 즉, 약속이 맺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내선에서는 이 항공권 협약이 그리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양 항공사의 일종의 신경전 때문이다. (물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또 거기다가 최근에는 저가항공이 활성화하면서 더욱 배타적인 성격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항공권 협정대로 이행했다가는 저가항공 낮은 가격의 티켓으로 일반 항공사를 이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간에 정산과 수하물 연결 등은 항공사간 약속 (ICH 정산)

하지만 국제선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른 항공사들하고의 항공권 협정이 없으면 도저히 영업(티켓 판매)을 할 수 없다.  또 승객 입장에서도 항공권 협정이 없으면 위에 보이는 그림에서처럼 아메리칸 항공은 아메리칸항공의 동경 - LA - 동경 구간 밖에 구입할 수 없다.  나머지 인천(서울) - 나리타(동경) 구간 항공권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서 따로 구입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을 출발해 최초 목적지 그 이원 구간 항공권도 함께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Interline Agreement라는 것은 꼭 필요하다.

또한 특별한 제한이 없는 티켓이라면 A항공을 이용하지 않고 같은 구간의 C 혹은 D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다.  나리타(동경) - 인천(서울) 구간 예약된 아시아나항공 대신에 대한항공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항공권 협정(Ticket Agreement)은 항공업계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렇게 마구 다른 항공사 손님을 마음대로 태우면 그 항공권은 어떻게 정산할까?  분명 최초 항공권을 판매한 곳(항공사)과 최종 승객이 탑승해 티켓을 사용한 곳(항공사)이 다르므로 정산은 필요하다.  초기에는 해당 항공사들끼리 직접 정산했다.  하지만 항공사가 많아지고 횟수가 많아지면서 항공사들끼리 직접 상대해 정산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민간항공기구인 IATA 는 은행 비슷한 개념의 중간 정산소를 만들었다.

바로 IATA Clearing House 라는 기구인데, 흔히 줄여서 'ICH를 통해 정산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ICH 는 IATA 등록한 전 세계 모든 항공사의 항공권을 정산해 각 항공사 판매금액을 배분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항공권, e-Ticket 이 일반화된 지금도 그 원칙과 방식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유용한 것이 항공권 협정이지만,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저가 항공권으로 인해 그 원칙이 다소 흔들리게 된다  애초에는 상대방 항공사 티켓을 제약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었지만, 할인 티켓이 많아지면서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싼 티켓 판매했다가 비싼 정산금액을 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항공사들은 각 항공권에 제약을 걸게 된다.  이게 바로 Non-Endorsement 조건이다.  이 말은 '이서(裏書), 즉 최초 발행 항공사 승인없이는 다른 항공사가 사용할 수 없는 티켓' 이라는 의미인데, 주로 할인 항공권에 이런 조건들이 붙게 된다.


 할인 항공권(저가 항공)은 항공권 협정 적용하기 힘들어..

이런 Non-Endorsement 조건이 붙은 항공권은 해당 항공사의 승인없이는 타 항공사가 받을 수 없게 되므로, 결국 앞서 언급한 항공권 협정(Ticket Agreement)을 위배하게 된다.  거기에 저가 항공이 활성화되면서 이 항공권 협정은 더욱 위기에 처한다.  대개 저가 항공 티켓은 다른 일반 항공사에서는 거의 이용할 수 없다.  너무나 할인폭이 큰 저가이기 때문이다.  저가 항공 티켓으로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수 없고, 오직 해당 저가 항공만 이용할 수 밖에 없다.

[항공상식] 주의해야 할 항공권 상식 / 다른 항공사엔 사용할 수 없는 항공권 (2008/02/26)

할인 항공권이 저렴해 좋기는 하지만, 항공권 협정(Ticket Agreement)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끔 낭패를 당하게 된다.  예를 들어 A항공이 날씨 등으로 결항되었을 때 B항공을 이용하고 싶지만 가진 티켓이 A항공 할인 항공권이었다면 그 항공권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B항공의 비싼 항공권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보면 간혹 공항에 늦게 도착해 비행기를 놓친 경우, 타 항공사를 이용하려고 본인이 가진 NON-ENDS 항공권에 Endorsement 도장을 찍어달라는 승객들이 있었다.  근데 이쪽 항공사 입장에서는 Endorsement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  도장을 찍어주면 다른 항공사가 그 (할인) 항공권을 받고 이쪽 항공사로 (할인되지 않은) 정상 가격으로 정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항공사 실수로 승객이 비행기를 놓친 경우라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Endorsement 도장을 찍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게 한다.

그래서 항공여행을 하는 분들 중에 일정을 꼭 지켜야 한다거나 중간에 일정에 차질이 생겨 급하게 항공사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한 할인 항공권을 피하는 게 좋다.  비용을 조금 아끼려다 자칫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가진 항공권을 한번 살펴 보시라.  혹시 'NON-ENDS' 비슷한 문구는 없는 지 말이다.  만약 이런 표시가 있다면 절대 항공편 놓치는 일 없도록 주의하시길 바란다.  다른 항공사에서는 받아주지 않을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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