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비행기 한번 착륙하는 데, 소형 자동차 한대 값 지불

마래바 | 기타 | 조회 수 21798 | 2009.06.23. 14:59 2014.04.18 Edited

슈우웅~~~~~  비행기 한대가 일본 칸사이 공항(오사카)을 향해 날아 들어간다.

항공기가 구름을 뚫고 내려가자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있는 공항 활주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착륙 준비에 들어간다.  랜딩기어를 펼치고, 엔진 추력과 플랩 각도를 조절해가며 항공기는 활주로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쿠궁~~ !!!!  쿠와~~아~~앙~~~~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자마자 엔진 리버서(Reverser)를 가동시키자 자연스럽게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발생시켜 서서히 멈춰간다....





 항공기를 지상에 세워두면 돈~~~~

비행기의 주 무대는 하늘이다.  하지만 하늘을 영원히 비행할 수는 없기에 언젠가는 땅에 내려 앉아야 한다.  대부분의 민간 항공기들은 한달(약 720시간)에 약 200 내지 많게는 400시간 가까이 하늘을 난다.  그 나머지 시간은 전부 지상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항공기 정비하는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항공 수요가 그만큼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공기는 지상에 있으면 있을 수록 (쓸데없는)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항공기는 하늘을 날며 돈을 벌 수 있지만, 지상에 있을 때는 시간과 돈만 소비한다.  지상에 있으면 있을 수록 항공기를 지상에서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B747 착륙 모습 (근데 활주로 폭이 너무 좁다. 실제 이런 활주로를 이용할 수는 없을듯)
B747 착륙 모습 (근데 활주로 폭이 너무 좁다. 실제 이런 활주로를 이용할 수는 없을듯)

그렇게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주기료(駐機料, 또는 정류료)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주차비하고 같은 개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만 해도 120여대 거대한 항공기를 지상에 세워놓을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항공기들은 공항에 세워놓을 수 밖에 없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이 주기료(Parking Fee)다.

얼마나 발생할까?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 B747 항공기를 세워 놓는다면 8시간 기준으로 약 37만원의 주기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루 세워놓는다면 약 110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국제선)

그런데 각 나라, 공항마다 주기료는 서로 다르다.  대개 크고 복잡한 공항일 수록 비싸며, 한가하고 작은 공항일 수록 비용은 저렴하다.  이런 비용 차이까지 고려한다면 항공기를 하늘에 띄우지 않을 때는 작고 저렴한 공항에 항공기를 세워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항공기 운용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비록 비싸더라도) 큰 공항에 세워놓을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활주로에 한번 내릴 때마다 수백만원 지불

공항은 대규모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설을 이용할 때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공항시설이용료'라는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에 이른다.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공항의 대표적인 이용주체는 항공기다.  이런 항공기 또한 엄청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선 앞서 언급한 주기료라는 것은 오히려 부가적인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승객이 탑승할 때 이용하는 탑승교(Boarding Bridge)라는 시설을 이용할 때는 물론, 항공기가 공항 전기를 끌어다 쓸 때도 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비용보다 더 중요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아닌 착륙료(着陸料, Landing Fee)다.

흔히 점보라고 부르는 B747-400 항공기의 무게는 약 380톤에 달한다.  물론 착륙할 때의 무게는 약 280톤 정도이긴 하지만, 이런 무게를 가진 거대한 덩치가 활주로로 내려앉는 충격은 적지 않다.   일반도로에서도 과적 차량을 규제하는 이유가 도로 파손을 우려해서인데, 무려 300톤 가까이 되는 항공기가 공중에서 내려 앉아 활주로가 받는 충격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할 정도다.

[항공상식] 항공기 타이어, 착륙 후에는 식히는 시간 좀 주세요^^

그래서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항공기 운항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주는 활주로를 기준으로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다시말해 착륙료(Landing Fee)란 항공기가 어떤 특정 공항에 한번 착륙하는 데 지불해야 하는 사용료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착륙료라는 명칭으로 요금을 부과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의미는 항공기 한대가 공항을 한번 사용, 즉 뜨고 내리며 공항 시설을 한번 이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김포공항에 한번 비행기 뜨고 내리는 데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2008년 기준으로 B747 항공기가 한번 김포공항에 착륙하는데 약 300만원의 비용을 사용료, 즉 착륙료로 지불해야 한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조금 더 비싸 약 340만원에 이른다.

이쯤되면 우리나라 저가 항공의 선두주자격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지한 한성항공이 공항 사용료를 지불하지 못해 압류 조치 당했다는 얘기를 이해할 만하다.  착륙료는 물론이고 세워두면 둘 수록 증가하는 주기료는 날이 갈 수록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용료는 대개 항공기 크기, 무게를 기준으 로 한다.  즉 크고 무거운 항공기일 수록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제트 항공기 중 소형 기종인 B737 의 경우를 보면 인천공항의 경우 착륙료는 약 70만원 선이다.  즉 B747 대형 항공기에 비해 사용료도 항공기 무게(약 80톤)인 약 5분의 1 수준인 것이다.

340만원....  적지 않은 돈이다.  대기업 중견 간부 한달 월급을 상회하는 큰 돈이다.  이런 큰 돈이 항공기가 한번 활주로에 내려 앉을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금액인 것이다.






 착륙료 가장 비싼 공항은?  일본 칸사이 공항

그럼 여기서 또 궁금한 것....

인천공항이 착륙료로 34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착륙료를 받는 공항은 어딜까?

그 주인공은 바로 서두에 언급한 일본 오사카의 칸사이 (關西, Kansai) 공항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칸사이 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만든 인공 섬이기 때문에 건설할 때부터 많은 비용이 투자된 공항이라 그만큼 사용하는 데 비싼 이용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칸사이 공항

칸사이 공항

칸사이 공항을 한번 착륙하는 데 드는 비용은 B747 기준으로 약 820만원(90만엔)에 이른다.   인천공항에 비해 무려 2.5배나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전 세계 항공 관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공항이기도 하다.

물론 오사카 지방의 국제선 항공 수요가 많기 때문에 착륙료가 비싸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년 사용료 협상을 벌일 때마다 일본 정부 및 공단 측에 사용료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칸사이 공항의 지속적인 침하현상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 사용료 인하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질 않는다.

항공기가 운항하는 데에는 이 이외에도 무수히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관제소와 주고 받는 교신 및 관제 명목으로 관제료를 지불해야 하기도 하고, 어떤 특정한 나라 영공을 통과할 때는 날아가는 거리에 비례해 지불하거나 한국이나 북한처럼 한번 통과할 때 정해진 정액을 지불해야 하는 영공통과료 (Overflying Charge)라는 것도 있다.  영공통과료에 대한 부분은 다음 기회가 되면 살펴 보기로 하자.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보면 비행기 한번 타는데 백여만 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게 터무니 없이 비싸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항공기가 하늘을 날며 사용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꼭 그렇게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편, 그 시설과 편이성 측면에서만 보자면 인천공항은 대단히 훌륭한 공항임에 틀림없다.  챡륙료도 최근 지어진 공항치고는 비교적 저렴할 뿐만 아니라 중동,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허브 공항으로서의 역할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인천공항에 대한 외부 평가에 대해서도 다음 기회에 알아 보기로 하겠다.


Profile image

마래바

(level 22)
51%
댓글 쓰기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MiSO60 2014.04.17. 09:02
대단한 가격이군요
비행에 들어가는 수 많은 비용을 모르고 있었네요.
저비용항공사의 절약 정책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 이코노미 클래스라고 다 같은 이코노미가 아니다. (예약 클래스) [2]

    항공 여행할 때 궁금한 점이 참 많다. 이 블로그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아마도 그런 궁금증 중의 으뜸은 항공권에 대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티켓은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이름은 왜 바꿀 수 없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특히 똑같은 이코노미 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산 티켓과 친구가 지불한 항공권 가격이 ...

    이코노미 클래스라고 다 같은 이코노미가 아니다. (예약 클래스)
  • 항공기 이착륙 시 조명 낮추고 창문 덮개를 여는 이유가 궁금해? [3]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비행기는 곧 목적지인 xx 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서비스는 어쩌고 저쩌고.. 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행기가 자동차 등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대단히 안전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항공정보] 번개 맞아 죽는 것과 항공기 사고 죽을 확률, 어느게 높아? (2009/08/29) 일정 고도로 올라...

    항공기 이착륙 시 조명 낮추고 창문 덮개를 여는 이유가 궁금해?
  • 번개 맞아 죽는 것, 비행기 사고로 죽는 것, 어느 것이 확률 높을까?

    현대 교통수단을 얘기할 때 항공운송은 더 이상 예외적 수단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 민간 항공교통은 이제 없어서는 안될 주요 운송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가 간 이동에 있어서는 수송율 거의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여준다. 이렇게 필수적인 교통수단이지만, 사고의 위험성은 언제나...

    번개 맞아 죽는 것, 비행기 사고로 죽는 것, 어느 것이 확률 높을까?
  • 제복으로 구분하는 기장과 부조종사 (차이점)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러분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실 기장, 홍길동입니다. 여러분께서 탑승하신 xx항공 .. 어쩌고 저쩌고라 .. " 이런 안내 방송은 비행기를 타고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들려오는 정해진 멘트다. 이후 비행시간은 얼마나 걸리며, 기상 상태, 도착지에 대한 정보를 안내 방송한다. 물론 때로는 기장...

    제복으로 구분하는 기장과 부조종사 (차이점)
  • 항공권 협정(Ticket Agreement)과 항공사간 요금 분배에 관한 이야기

    항공권은 항공기를 이용하기 위한 유가 증권이다. 그런데 이 항공권이라는 놈은 항공사 하나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항공권 한 장에 여러개 항공사 여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A 항공사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그 항공권 여정에 포함된 B, C 항공사들에게는 내가 지불한 요금을 어떻게 분배하는 건지 궁금하...

    항공권 협정(Ticket Agreement)과 항공사간 요금 분배에 관한 이야기
  • 그림으로 본 간단한 항공 역사

    하늘은 인간에게 있어 도전의 대상이다. 인간은 하늘을 두려워하면서도 그 경외의 대상을 정복하려고 했다. 여기 그 인간의 역사를 간단하게 표현한 그림이 있어 소개해 본다. 이래서 인간은 위대하다. 하지만 그 도전 정신이 자만심으로 이어지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림으로 본 간단한 항공 역사
  • 민간 항공기도 때로는 초음속 비행기가 된다.

    지금은 해 본지도 오래된 달리기 중의 하나가 100m 경주다. 내 최고 기록은 기껏 13초 중반대다. 잘 달리던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12초대도 있었는데 불과 1초 차이지만 거리상으로는 꽤 큰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최고기록이라고 하는 13초대도 사실 뒤에서 바람이 불어 줄때나 가능하지, 맞바람이라도 불라...

    민간 항공기도 때로는 초음속 비행기가 된다.
  • 항공기, 4번 엔진부터 시동 거는 이유 [2]

    오늘은 항공기 엔진(Engine)과 관련된 간단한 항공기 상식 하나 알아보자. 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항공기는 엔진이 여러개다. 물론 단발 엔진 항공기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 민간 항공기, 특히 여객기에 사용되는 항공기는 대개 엔진이 2개 이상이다. "엔진 체크 !! 3번 엔진 다시한번 확인해 주세요!" 엔진 순서(번호)를 매...

    항공기, 4번 엔진부터 시동 거는 이유
  • 세계에서 가장 긴 항공 노선 7개 (2009년 기준) [4]

    우리나라 지리적 여건이나 환경에서 항공 산업이 발전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의견이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의 지리적 영토가 너무 좁다는 것. 기껏 길게 비행해야 1시간 남짓 걸리는 비행시간으로는 항공기, 그것도 제트기를 띄우기에는 낭비라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제주항공이나 한성항...

    세계에서 가장 긴 항공 노선 7개 (2009년 기준)
  • 비행기 한번 착륙하는 데, 소형 자동차 한대 값 지불 [1]

    슈우웅~~~~~ 비행기 한대가 일본 칸사이 공항(오사카)을 향해 날아 들어간다. 항공기가 구름을 뚫고 내려가자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있는 공항 활주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착륙 준비에 들어간다. 랜딩기어를 펼치고, 엔진 추력과 플랩 각도를 조절해가며 항공기는 활주로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쿠궁~~ !!!! 쿠...

    비행기 한번 착륙하는 데, 소형 자동차 한대 값 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