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항공 오버부킹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마래바 | 좌석 | 조회 수 736 | 2017.04.18. 15:29 2017.06.06 Edited
  • 항공 오버부킹은 항공수 수익극대화 방안

  • 예약문화·노쇼 운운 이전에 고객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

지난 주 전세계는 한 항공사의 황당한 결정과 응대, 그리고 그 처리행위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분노를 쏟아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실제로는 오버부킹이 아니고 승무원을 태우려고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발생한 좌석부족)을 이유로 승객을 강제로 하기하는 과정이 동영상에 그대로 기록되었고 코뼈가 부러지고 피를 흘리는 모습은 전세계를 분노케 했다. 서부 무법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항공해프닝] 오버부킹,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항공(2017/4/11)

 

▩ 예약 부도, 노쇼로 인한 문제를 오버부킹으로 해결하려

알려진 바와 같이 오버부킹이라는 관행(?)은 항공산업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문제다. 민간 항공산업이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것과 같이 오버부킹 역시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1940년대 점차 항공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늘어갔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항공기 좌석이라고 하는 상품은 재고가 남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한번 비행기가 뜨고 나면 그 빈 좌석은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는 폐기 상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만석 예약이었음에도 실제로는 20-30석 좌석이 비는 상황이 지속되지 항공업계는 다각적으로 고민을 거듭한다.

1950년대에는 예약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관계로 모든 예약을 예약부서의 벽을 둘러싼 보드(Board)에 일일이 기록했다. 처음에는 예약 순발력, 대응력이 문제라고 생각해 예약 접수 방식 등 시스템 개선에 주력했지만 실제로는 노쇼(No-show)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기발한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그 해결책은 바로 초과예약, 오버부킹이었다. 어차피 일정 수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을 것(노쇼)이므로 그 수만큼 예약을 더 받으면 된다는 간단한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항공사 경영진이 초과예약, 오버부킹이야 말로 환상적인 돈벌이 전략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항공상식] 항공편 오버부킹, 기형적 매출 현상과 경제학

항공사들은 초과예약, 오버부킹이라는 행위 자체의 윤리적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의도적인 항공편 초과예약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1950년대에 이 오버부킹 관행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항공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오버부킹이라는 것을 부인했지만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렸다.

 

overbooking_truck.jpg

 

▩ 법적 제재 시도했지만 현실 인정으로 선회

항공 이용객들의 불평은 커져만 갔다. 이에 미 의회는 오버부킹 관행을 줄이는 조치에 들어갔다. 1956년 공화당 의원인 마가렛 체이스 스미스는 '항공사의 무감각적인 (오버부킹) 관행'을 비난하며 주요 항공사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이것을 계기로 잠시 오버부킹 정도가 줄어드는 듯 했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미 항공국(당시 CAB)은 National Airlines과 Eastern Airlines에 대해 법 집행절차에 들어갔다. 두 항공사는 모두 초과예약 행위로 소송을 당했다. 항공사들은 정책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정직한 실수'라고 주장하며 싸웠다. 이후 10년 동안 미 항공당국은 오버부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추진했지만 1967년 결국 현실적인 환경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CAB는 보고서를 통해 '엄격하게 통제된 초과예약을 통해 항공사는 빈 좌석 수를 줄이는 동시에 더 많은 승객을 수용함으로써 대중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 CAB는 어떤 것이 '엄격하게 통제된 초과예약'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의하지는 않았으나 좌석을 받지 못한 승객에게 원래 항공운임과 동등한 바우처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

 

overbooking_what.jpg
어떡해 ! 자리 없다고 !!!

 

한 경제학자(줄리안 사이몬)는 1968년 학술지를 통해 '오버부킹에 대한 실용적 해결책'이라는 제목으로 경매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일정한 금액의 보상금을 경매방식으로 제시하고 이에 만족하는 승객이 탑승을 스스로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애초에는 다소 우스운 방식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경매방식을 통해 형성된 보상금액이 현재의 DBC 기준으로 정착되었다. 대부분 항공사가 적용하고 있는 최고 1350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이 결정된 배경이다.

 

▩ 환경 변화에 따른 오버부킹 변화, 고객 대하는 인식 가장 중요

오버부킹을 통해 예약문화의 성숙도를 판단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버부킹은 항공사의 수익 극대화 방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예약문화의 미성숙을 이유로 오버부킹을 정당화하기에는 점점 납득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쇼 페널티가 등장하면서 오버부킹의 정당성은 점차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항공소식] 대한항공도 노쇼(예약부도) 위약금 최대 12만원(2016/7/4)

 

하지만 이번에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것은 오버부킹 행위 자체 혹은 보상금의 문제가 본질이 아니다. 고객을 대하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저열한 자세가 문제의 핵심이다. 자신 내부 규칙을 이유로 고객을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경찰을 통해 끌어내기까지 하는 거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자세가 문제인 것이다. 어떻게 하든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공권력이나 거만한 권위를 앞세워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려는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유나이티드항공은 진정한 반성의 길을 모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사 #오버부킹 #보상금 #DBC #초과예약 #미국 #관행 #Overbooking #유나이티드항공 #예약문화 #예약 #노쇼 #페널티 #Noshow

Profile image

마래바

(level 22)
91%
댓글 쓰기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븅븅 2017.06.04. 13:39

많은 정보 듣고 갑니다

마래바 2017.06.06. 16:39
To 븅븅 님,

감사합니다. 자주 들러 주세요 ~~ ^^

비즈니스클래스를 'B' 아닌 'C'로 표기하는 이유 file

비즈니스클래스를 'B' 아닌 'C'로 표기하는 이유

비즈니스클래스 표기, '클리퍼(Clipper)' 유래 물리적 클래스 구분 외 예약 클래스도 항공기 이용 시 재정적 여유만 있다면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클래스를 선택한다. 이런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등의 클래스 명칭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이코노미클래스(Econo...
continue reading

폭염에 항공기 이륙 취소, 그 이유는? file

폭염에 항공기 이륙 취소, 그 이유는?

비행기 이륙에 온도는 지대한 영향을 줘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비행기 이륙 못해 요 며칠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지역은 폭염인 모양이다. 낮 최고 온도가 50도에 이르렀다고 하니 가히 '살인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관련 기사를 보니 이 더위 때문에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스카이하버공...
continue reading

블리드에어, 항공기내 순환 공기 오염의 주범? file

블리드에어, 항공기내 순환 공기 오염의 주범?

기내 공기오염 주범은 엔진 블리드에어? 블리드에어, '피같은 공기' 시스템 그 한계는? B787, 블리드에어 없는 유일한 민간 제트 항공기 민간 항공기에는 적게는 백여명, 많게는 400-500명 혹은 그 이상 탑승한다. 밀폐된 공간인지라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호흡하는 동안 항공기 안은 답답해 질 것 같지만 공기가 ...
continue reading

항공 오버부킹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file

항공 오버부킹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항공 오버부킹은 항공수 수익극대화 방안 예약문화·노쇼 운운 이전에 고객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 지난 주 전세계는 한 항공사의 황당한 결정과 응대, 그리고 그 처리행위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분노를 쏟아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실제로는 오버부킹이 아니고 승무원을 태우려고 하다보니 ...
continue reading

특별 기내식 신청자는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 file

특별 기내식 신청자는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

특별·특수 서비스 대상은 업그레이드 제외 특별 기내식이나 서비스 대상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경우 절차 변경으로 인한 혼선 때문 예기치 못한 선물이나 칭찬에 기쁨은 배가 되곤 한다. 사람의 만족감이라고 하는 것은 늘 기대치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대하지 못한 이득은 그래서 큰 만족감으로 다가온다. 항공여행을 ...
continue reading

항공편 오버부킹, 기형적 매출 현상과 경제학 file

항공편 오버부킹, 기형적 매출 현상과 경제학

오버부킹 관행은 노쇼에서 비롯돼 자칫 기형적인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 예약문화 성숙은 오버부킹 줄게 해 우리나라 항공시장에서 저비용항공의 비중이 커지면서 저비용항공시장의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노쇼 페널티(No-show Penalty)다. 즉 예약을 하고도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는 경우에 일정 ...
continue reading

수하물 지연·분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 몇가지 file

수하물 지연·분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 몇가지

수하물 지연, 항공 여행시 가장 짜증나는 일 도대체 얼마나 지연되고 분실되는 걸까? 그러면 보상은 어느 정도나 가능해? 세상 일에 완벽은 없다. 항공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항공기 탑승 시 맡기는 짐은 반드시 도착지에서 되돌려 받아야 하지만 종종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항공 여행 중 지연되거나 잃어버리는 짐...
continue reading

  • 쥬드 ·
  • 조회 수 1027 ·
  • 2 ·
  • 댓글 0 ·

항공사 운항 매출, 80% 이상이 프리미엄 클래스에서 나와 file

항공사 운항 매출, 80% 이상이 프리미엄 클래스에서 나와

매출 80% 가량이 프리미엄 클래스에서 나와 부담 적은 프리미엄 이코노미클래스 도입 증가 민간 여객기를 이용할 때 가장 부담되는 것이 항공요금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저렴한 항공권을 구하려고 애쓰고, 이런 수요 때문에 저비용항공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보통 여객기 좌석은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
continue reading

혼잡 줄이고 가장 빠른 항공기 탑승 방식은? file

혼잡 줄이고 가장 빠른 항공기 탑승 방식은?

탑승방식에 따라 탑승 소요시간 달라져 무작위·윌마 방식이 가장 빠르고 만족도 높아 공항 터미널, 눈 앞에 항공기가 보인다.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다 줄 비행기다. 어느 덧 탑승시간이 되자 탑승구 앞에서는 탑승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금부터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비즈니스클래스 고객님 탑승...
continue reading

조종사 기내식, 언제부터 따로 먹게 됐나? file

조종사 기내식, 언제부터 따로 먹게 됐나?

조종사, 같은 기내식 먹고 문제 있었다? 미리 제작·보관하는 기내식 특성, 위생 민감 항공기 기내식은 그때 그때 신선하게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보관시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기 때문에 가장 민감한 부분은 위생이다. 보관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위생 위험요소 또한 증가한...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