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우리나라에서 대형 저비용항공사 나올 수 없는 이유

마래바 | 기타 | 조회 수 3382 | 2015.04.25. 15:24 2015.08.06 Edited

요즘 항공업계의 화두는 저비용항공이다.

우리나라에는 인구 5천만 시장에 대형 항공사 2개, 저비용항공사가 5개, 무려 7개의 항공사가 있다. 거기에다 추가로 최근 지역별로 지역,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 같은 작은(?) 시장에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대형 항공사가 2개나 운영되는 것도 신기하지만, 거기에 저비용항공사까지 7개 항공사가 경쟁하는 시장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급격한 성장과 시장 확대를 이루었다. 몇 년전부터는 그 동안의 적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흑자 경영시대를 열고 있을 정도로 시장환경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럼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 가운데 유럽의 라이언에어나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같은 대형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할 항공사가 있을까?

가만! 혹시 저비용항공사라고 해서 우습게 들리는가? 저비용항공사가 크면 얼마나 크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들이 얼마나 큰 항공사인지 먼저 아는 게 좋겠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674대 항공기로 승객 수송량 면에서 세계 4위, 라이언에어는 306대 항공기로 5위를 차지하는 초거대 항공사다. 물론 승객 수송량 만으로 항공사 규모를 판단하기에는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한 해에 1억3천만명, 8천6백만명을 수송하는 규모 만큼은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참고로 대한항공 2014년 수송 승객은 2천300만명, 항공기 155대)

그럼 이런 초거대 저비용항공사는 왜 유럽과 미국에만 있나?

 

성공한 유럽, 미국 저비용항공사와 항공시장에 대한 이해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항공시장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항공산업은 자국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타국과의 교류, 왕복을 통해서도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하지만 각 나라들 사이에는 (무역) 장벽이 존재하고 있어 마음대로 승객을 수송하고 물량을 나를 수 없다. 철저히 국가간 협정,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이 바로 항공산업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의 노선 형태는 철저히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다. 즉 각 나라의 대표 도시만 서로 운항을 하고 자국은 그 메인 거점을 통해 다시 수송하는 형태다. 우리나라 인천공항이 외국과의 메인 거점 공항이고 나머지는 김포공항을 통해 지방으로 연결되는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lcc_hub_spoke.jpg
허브-앤-스포크 형태의 항공노선

이런 전통적인 항공시장을 배경으로 그에 걸맞는 항공노선을 운영하는 일반적인 항공사가 생겨나고 발전해 왔다. 

그럼 라이언에어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와 같은 형태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을까? 아니다. 이들은 철저히 포인트-투-포인트(Point to Point) 형태를 보여준다. 허브-앤-스포크 형태와는 달리 포인트-투-포인트는 승객을 한 곳으로 모으지 않고 수요만큼 두 도시만 운항하는 형태를 말한다.

lcc_point_to_point1.jpg
포인트-투-포인트 형태의 항공 노선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의 풍부한 자국 항공시장을 배경으로 이런 포인트-투-포인트 형태의 노선을 운영하며 성장했고, 라이언에어는 유럽연합이라는 배경을 통해 각 나라간 자유롭게 노선을 개설하고 운항할 수 있었다. 항공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노선을 자유롭게 개설하고 운항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기에 사우스웨스트나 라이언에어가 이만한 대규모 항공사가 되었다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그럼 다른 나라에서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나 라이언에어 같은 초대형 저비용항공사가 나올 수 없을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모든 나라가 자국 항공시장을 열어 누구든지 자유롭게 노선을 개설하고 운항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다음에는 말이다.

 

항공시장 환경을 극복하는 또 다른 저비용항공 성공 방정식은?

하지만 이런 항공시장의 벽을 우회하여 넘는 방법을 사용하는 항공사가 바로 에어아시아다. 기본적으로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를 베이스로 하는 저비용항공사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에어아시아는 여러 나라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에어아시아 인디아,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에어아시아 필리핀, 에어아시아 제스트, 타이 에어아시아, 에어아시아 재팬까지 아시아 주요 나라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렇게 각국에 자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 나라 항공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부수적인 것이라 할 만큼 나라간 (항공) 장벽을 쉽게 넘을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 도쿄에서 삿뽀로, 혹은 필리핀 마닐라까지 항공노선을 운영하고 싶지만, 에어아시아 만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에어아시아가 말레시시아 소속이기 때문에 일본 국내선은 물론 필리핀으로 항공노선을 운영할 7, 9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참고 : 하늘의 9가지 자유)


9가지 하늘의 자유

하지만 에어아시아 재팬을 자회사로 두는 순간 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에어아시아 재팬은 일본 소속이기 때문에 일본 국내선(9의 자유 해결)은 물론이거니와 일본발 국제선 운영(7의 자유 해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에어아시아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유럽의 라이언에어와는 전혀 다른 시장환경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저비용항공사가 나올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실상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런 물리적인 국가간 장벽을 극복하기 이전에 저비용항공사로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자생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이긴 하겠지만, 에어아시아가 보여준 선례는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여타 지역에서 저비용항공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이 하나 둘씩 장거리 노선에 침(?)을 흘리고 있지만, 제한된 한국이라는 항공시장을 넘어 저비용항공사로서 규모의 경제를 가지려 한다면 한국이라는 벽을 넘으려는 시각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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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KAY 2015.04.27. 22:41
에어아시아 언급하신 부분에서 에어아시아 필리핀 법인이 "에어아시아 제스트" 로 알고 있습니다. 두번 언급하셔서~~ 그리고 에어아시아 재팬은 철수했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마래바 2015.04.28. 00:35
To EricKAY 님,

의견 감사합니다.
조금 더 확인해 봤습니다.

말씀대로 에어아시아 재팬은 2012년 한번 시도했다가 망했지만(?) 올 6월 다시 출범 예정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재설립하는 목적도 결국 아시아 권에서는 세력 확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어아시아 제스트의 모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필리핀 에어아시아 라고 하네요. ^^;;
서로 다른 법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ord 2015.05.22. 04:32
항공권 가격이 장말 이상할때가 있는데요. 9월 6일 시카고출발, 9월20일 호치민 출발 가격과 같은날 한국 왕복 가격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건가요? 상식적으로 더 먼거리를 비행한다면 더 비싸야 할것 같은데요.
ORD to SGN은 왕복 가격이 대한항공 $694, 아시아나$704
ORD to ICN은 왕복 가격이 대한항공 $1115, 아시아나$1143입니다.
한국항공사는 ICN SGN 왕복표를 더주면서 가격은 $400이상 더 싸게 파는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시카고에 살고 있고 베트남 여행을 준비중입니다
마래바 2015.05.22. 08:28
To ord 님,

네, 의문을 가지신 내용이 바로 현실입니다.
이 모든 게 경쟁, 마케팅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항공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유사한 여정으로 비교하면 대부분 항공사가 이런 식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고 계신 시카고에서 베트남을 가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베트남 항공과 대한항공이 경쟁한다고 할 때, 만약 베트남 직항편이 있는 베트남항공을 직항편 없는 인천 경유 노선의 대한항공이 이기려고 항공요금을 낮춥니다. 경쟁이 심하면 더욱 낮아지구요.. 이러다 보면 오히려 시카고 - 인천 편의 항공요금보다 더 먼 거리의 시카고-인천-베트남의 요금이 더 낮아지는 경우가 되는 거죠..

최근 단적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한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졌죠.. 히든 시티 라는 .. Hidden city

항공권 싸게 구입하는 팁 한가지 (기발한 경유지 꼼수) : http://www.airtravelinfo.kr/xe/1067899
경유지 꼼수 할인 항공권 주의사항과 약간의 배려 : http://www.airtravelinfo.kr/xe/1109125
히든시티 꼼수 소송 제기한 유나이티드항공, 난관 봉착 : http://www.airtravelinfo.kr/xe/1107362

데이몬 2015.08.06. 09:52
저가항공사 국내선의 경우 사실상 김포-제주노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니 지금보다 사세를 키우려면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듯 합니다... 일단 중국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하고 또한 얼마나 개방되는지가 큰 관건일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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